“우와하하하!”'솜과 같이 부드러운 사람이 되라는 의미의 이름인 소미. '이름만 가지고 보자면 엄청 부드러워야 할 큰누나인 소미는 너무도 방정맞고, 그를 보며 거칠게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다.'“이렇게 잘 어울릴 거라는 생각 못했는데, 진짜 잘 어울린다!”'소담스럽고 아름다운 인생이 되라는 의미의 소아.'이름만 가지고 보자면 아름다워야 할 그의 둘째 누나는 너무도 안 아름답게 바닥에 벌렁 누워 대굴대굴 구르기 시작했다.'“재미있냐?”'지금 이 상황이 너무 마음에 안 드는 그는 그저 그 자리에 꼼짝 안 하고 앉아서 인상만 쓸 뿐이었다.'강시열. 이름의 뜻이야 너무 좋다. 앞날이 시원하게 성공적인 인생이 되라는 의미.'그런데 앞에 이 두 누나를 만난 이후로, 그의 인생이 시원하다고 느낀 적도, 성공적이라 느껴 본 적도 없었다. '그의 나이 너무도 예민한 시기인 열일곱의 사춘기. 다른 집에는 혹시 삐뚤어지지나 않을까, 가출이나 하지 않을까 조심한다고들 하는데, 왜 오직 자신의 집에서만 예외인 것인지.'하늘이 자신을 희생양으로 삼아, 세계 평화를 유지하려는 음모를 꾸민 거라는 무시무시한 생각만 들었다. '확 가출을 해 버려?'이런 생각을 하던 시열은 곧 고개를 저었다. 만약 가출이라고 했다가 앞에서 웃고 있는 저 두 호랑이에게 잘못 걸리면 죽고 말 것을 알고 있었다. 실제로 열세 살 때, 반항을 해본다고 욕 한 번 했다가 두 누님에게 밤새도록 괴롭힘을 당한 일이 있었다. 그때 팔에 아주 조금 금이 갔었다. '동생을 무식하게 괴롭히는 누나들이 어디에 있냐고? '있다, 지금 이렇게 눈앞에.'“지워!”'“왜? 너무 예쁜데 아깝잖아.” '소미는 자신의 솜씨가 무척 마음에 든 듯, 흡족한 표정이었다.'“아무리 아까워도 지워! 이러고 영화 보러 갈 거야?”'시열은 자신의 얼굴을 가리키며 인상을 썼다.'“응.”'시열은 그대로 굳어 버렸다. '자신의 남동생을 아주 예쁘게 화장시키는 것도 모자라 영화를 보러 간다고 하다니!'분명 정상이 아니니 살짝 맛이 간 것이다. 드디어 큰누나가 미쳤나 보다. 아니, 생각해 보니 예전부터 제정신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상태가 악화되었다는 뜻인데……. 그렇다는 것은 자신에겐 엄청난 불행이라는 말이었다. 분명 지금보다 더 엽기적으로 괴롭힐 테니까.'시열은 너무나 암담한 현실에 절망하며, 크게 한숨을 내뱉었다.'“미쳤구나?”'당연히 팔딱 뛰어야 옳은 반응인데, 소미는 시열의 반응에 주먹을 내보였다.'“죽을래?”'“이러고 어떻게 나가!”'“왜 못 나가? 오늘 하루 네가 소아라고 하면 되잖아.”'“진짜 정신이 나갔구나?”'“소아야, 옷!”'“응, 언니.”'소아는 아주 예쁜 원피스를 그에게 내밀었다.'“이걸 뭐 하라고?”'“입으라고.”'시열은 원피스를 빼앗아 바닥에 던져 버렸다.'“싫어, 싫어!”'“맞고 입을래, 그냥 입을래?” '소미가 다시 주먹을 내보이자, 시열을 어쩔 수 없이 옷을 집었다.'“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