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새벽녘엔 따뜻한 온기를 찾아 이불을 끌어당겨 온 방안을 헤매고 다녀야하지만 그래도 아침나절엔 청명하고 상쾌한 공기가 콧속까지 상쾌하게 해주는 계절이 왔다. 등교시간까지 여유가 있는 아이들은 신발주머니를 돌리며 이것저것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에 관심을 보이기까지 하면서 오솔길을 뛰는 듯 걸으며 학교로 향했다.'“흑흑흑. 엄마아…… 흑…….”'마을과 학교의 중간쯤, 오솔길에서도 중간쯤인 내리막길 한쪽 구석에 아직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힘들 것 같을 정도로 어려보이는 여자아이가 쭈그리고 앉아서 훌쩍이고 있었다. 작고 왜소한 몸에 맞지 않게 한참 TV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인 만화가 그려진 빨간 가방을 메고, 머리는 가운데로 올려서 묶는다고 묶은 것 같은데 어른의 손길이 타지 않았는지 모양새는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그 여자이아의 이름은 ‘김종이’. 그 집안의 항렬이 ‘종’자인 연유로 평범하지만 그렇다고 순탄하지만도 않을 그런 ‘종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물론 찾아보면 ‘종’자로 시작해도 꽤 괜찮을 수 있는 이름들도 있었지만 말 그대로 돌림자인 연유로 이미 가까운 친척들 또는 얼굴도 모르는 먼 족보상의 사람들까지 이미 선점해 버린 상태였기 때문에 그 이름을 갖게 되었다.'자라면서 종이가 가끔 엄마에게 왜 이름을 그렇게 지었냐고 씨도 안 먹히는 투정을 부리면 종이의 모친은 ‘그래도 그 이름이 그 중에 가장 좋은 이름이었다. 서로 너도 나도 가져가려고 했는데 엄마가 꼭 우리 웬수같이 예쁜 딸내미 주려고 악착같이 빼앗아 가지고 온 것 이다’라는 말을 하곤 하였다. 여자아이가 9살 이었을 때나 29살이 되었을 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