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행진곡이 식장 안에 울려 퍼지자, 긴장감으로 굳어진 나라가 만취의 손을 꼭 잡고 행진했다. 그 모습을 식장 입구에서 숨을 헐떡거리며 바라보고 있던 복주의 입가에 화사한 미소가 걸렸다.'‘이제 다 결혼하는구나. 참, 힘들게 살아왔었는데…… 새언니도, 오빠도 행복하게 살겠지.’'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오빠를 바라보고 있던 복주는 사람들을 헤치고 앞으로 나갔다. 돈 좀 있는 사모님께 땅을 알선해 주고 오는 길이라 예식 시간에 늦어버렸다. 부랴부랴 달려왔는데도 십분이나 늦어버려서 원래 앉아야 할 자리에 앉지 못해 서둘러 인파 속을 헤치며 앞으로 나갔다.'오빠 회사 사람들도 많이들 왔지만, 새언니 쪽 친척들과 병원 관계자들인 것 같은 사람들이 어찌나 많이 와 있는지 북적거리는 사람들 속을 헤치고 좌석이 있는 곳으로 가기란 쉽지가 않았다. 조금씩 삐져나오는 땀방울을 손등으로 쓱 닦으며 끙끙거렸다.'“실례합니다. 실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