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굳게 닫힌 철문은 열리지 않았다. 하늘은 맑았고, 나무 밑동이 다 보일 정도로 커다란 나무는 무성한 잎이 푸름을 뽐내고 있는 철문의 옆 구석에서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또 하루를. 문이 열리면 진우가 올 것만 같았다. 그렇게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하루에 또 하루가 얼마나 지났는지 모른다. 밤마다 담장에 그어 놓은 금이 열 개가 되어 가고 있었다. 가끔 문이 열릴 때마다 실망하고 돌아서 다시 담장에 앉았다. '“야! 너 바보지?”'가뜩이나 배고파 죽겠는데 잊을 만하면 이상한 녀석이 와서 건드렸다. 진우보다 못생겨가지고, 진우보다 키도 작은 게, 예환은 고개를 돌리고 그 녀석의 시선을 피했다. 조금 있으니 다른 녀석들까지 한패가 몰려들었다.'“버림받은 주제에”'“바보잖아. 자기가 버림받았다는 것도 모르고,”'“더더더듬이 말 더듬이. 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