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2005년 봄''완숙해진 봄내음이, 그 그 진한 향기가 온 도시를 물들이는 계절의 여왕 5월.''''''그 5월의 어느 주말.''시내의 유명 카페문이 살며시 열리더니 원피스 차림의 아가씨가 남자친구와 주변을 조심스레 두리번 거렸다. 찾는 사람을 발견한 듯 그녀와 남자의 시선이 커피숍 구석에 꽂혔다.'늦었다. 늦어도 엄청 많이 늦었다. 얼핏 본 전자시계는 약속시간에서 한 시간이나 지나 있었다.''“윤서야.”'' 그녀는 눈을 질끈 한 번 감았다 뜨면서 아주 달디단, 꿀 같은 목소리로 친구의 이름을 살며시 불렀다.''그런 수연의 음성에 반응한 듯 한쪽 구석에 오도카니 앉아있던 동그란 눈이 인상적인 여자가 그들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수연과 눈이 마주치는가 싶더니, 손목시계를 한번 힐끗 보고는, tv를 향해 신경질적으로 휘릭 몸을 돌려 버렸다. 눈가에 힘을 한껏 주고 있는 꼴이 상당히 열받았다는 신호인 듯 싶다. 총총걸음으로 다가와 슬며시 그녀의 옆에 선 수연이가 많이 미안하다는 듯한 그녀답지 않은 오버액션과 함께 윤서의 옆자리에 앉았다.''“미안. 나 때문에 늦었다. 내 볼일이 늦게 끝나서. 정말 많이 미안.”''남자친구인 진혁이 옆에서 대뜸 수연을 거들고 나서자, 커피 잔을 집던 윤서의 손이 공중에 우뚝 서버렸다. 입이 샐쭉하니 튀어 나오고 미간에는 ‘성질’ 주름이 패었다. 다시 서글픈 표정으로 시계를 들여다보며 두 커플이 들으란 듯 혼자 중얼거렸다.''“배가 고픈 것도 같은데, 에휴- 너무 기다리다 지쳤나?”''한 시간이나 약속을 어긴 주제에 할 말이 무엇이랴? 슬픈 강아지 눈빛을 한 채로 낑낑거리는 윤서의 엄살을 당해내기에 진혁은 역부족이었다. 무슨 일인지, 이렇듯 때로 여자친구보다도 한없이 윤서에게 약한 그였다.''“그래서 뭐가 먹고 싶은데?”''결국 그 몇 십초를 못 견디고 진혁이 먼저 입을 열었다.작은 한숨과 함께. ''“히히. 비싼 립스테이크 먹고싶어. 그리고 선배님.나 술도 많이 고픈데? 맛있는 술.”''새초롬히, 기운 없는 듯 파르르 떨리던 속눈썹이 냉큼 기운을 차리고 비굴스레 미소짓기 시작했다.''“야, 최윤서!”''그녀의 저 가벼운 요구가 아주 작은 시작일 뿐이라는 걸 너무도 잘 아는 수연이의 브레이크. ''“알아 모시겠습니다. 그럼요. 술도 쏴 드리지요.”''“와. 역시 선배님뿐이십니다. 사랑합니다. 선배님 최고야.”''그렇다. 늘 이럴 때만 항상 ‘선배님’이다.''“수연아. 넌, 낼 이사할 때 오늘 내가 투자한 만큼 뽑아야 한다. 알았지?”''넌지시 수연을 바라보며 엄하게 다짐을 받아내는 것은 절대 잊지 않았다. ''‘역시 내 애인뿐이야’ 라는 반짝반짝 오라를 한껏 빛내면서 수연이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밸 꼴리는 그녀의 친구, 그 꼴을 가만히 보고 있을 리가 없다.''''''1. 내 머릿속의 지우개?''2. 아가판서스(Agapanthus): 비밀스런 사랑''3. 스위트바질(Sweet Basil): 당신에게‘호의’를 느끼다.''4. 딜(Dill): 마법으로부터 보호''5. 하늘의 천국 (sky's heaven)''6. 카모마일(Chammomile): 역경에의 에너지''7. 로즈제라늄(Rose Geranium): 선택''8. 로즈마리((Rosemary): 나의 기억으로 당신을 소생시킨다.''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