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주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그를 정면으로 쏘아보았다. 검고 깊은 눈동자가 그녀의 눈 속으로 먹구름처럼 파고들었다.

“결혼 무효 신청을 하겠어요.”
“결혼 무효 신청이라…….”

시선이 어찌나 날카롭고 예리한지 살갗이 베인 것처럼 따끔거렸다. 그러나 해주는 떨림을 들키지 않기 위해 어금니 안쪽을 꽉 물고 그 무시무시한 시선을 당당히 마주 보았다.

“그게 우리한테 해당되는 말이던가?”
“너무…… 어린 나이였잖아요.”
“부모님의 동의가 있었지. 그리고 결혼에 대해서 반대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

그래 놓고 웬 이혼, 뜬금없이 무슨 결혼 무효 신청이냐는 거겠지. 그 나이에 결혼을 하는데 반대……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적극 환영한 것 또한 아니었다. 갑작스럽기도 했고 선택권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으니까.

“그때하고 지금은 상황이 다르니까요.”
“결혼이 상황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는 진지하게 물었다. 너무 어린 나이였다는 것, 인정한다. 하지만 그런 기회가 없었다면 널 곁에 두지 못했을지도 모르지.

“물론…… 이에요.”

출간작 :

<헬로 레이디>
<어린신부1,2권>
<푸른 불꽃>
<사랑아>
<단한사람>
<그 남자의 봄>
<검은 실루엣>
<폭풍을 삼키다>
<심장을 삼키다>
<very Hot>
<그녀의 외출>
<아마추어 노실장>
<무향의 반란>
<무향>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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