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는 십대 시절에 도미니크로부터 받은 모욕을 잊을 수가 없다. 그 모욕의 말은 항상 그녀를 따라다니며 괴롭혔다. 런던에서 유능한 비서로 일하던 그녀는 상사의 유혹을 거절하고 병든 어머니의 간호를 위해 고향으로 내려왔다. 그런데 미국으로 떠났던 도미니크가 고향에 돌아와 있었다. 어쩔 수 없이 그와 부딪치게 된 그녀의 마음은….

▶책 속에서

「도미니크, 지금까지 사랑을 해본 적이 있으세요?」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얼굴을 돌리는 바람에 얼굴이 그늘에 가렸다. 「있지…」

「그래, 상대 여자도 당신을 사랑했나요?」대체 왜 나는 이런 식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드는 것일까?

「한때는 그랬었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그 말은 목 깊숙히에서부터 억지로 짜내는 듯이 새어나왔다.「그런데… 그건 내 착각이었어」

당연히 미국여자였겠지. 그것이 그가 고향으로 돌아온 이유일지도 몰라. 하지만 더 이상 캐물을 수야 없지. 그럴 권리도 없거니와, 이대로 가만히 앉아서 그가 사랑했던 여인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을 용기도 없으니까.

▶ Contents : 1 ~ 9